PEOPLE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삶

"내가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다른 가치를 쫓아보자. 박희진 스타일대로요."

박희진 야구 에이전트

야구 에이전트 박희진 님의 마음성장 키워드

선택

우리는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것일까요.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망설이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과감히 선택한 박희진 님은 온전히 나를 중심에 둔 삶,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마흔이 되어 이룬 어린 시절의 꿈, 스포츠 에이전트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야구 에이전트 팀장을 맡고 있어요.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 협상을 대신해 주거나 최대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죠. 개인적인 고민이나 심리 상담, 은퇴 후 방송 출연 또는 제2의 삶을 설계하는 일까지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학창 시절에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일이나 꿈, 목표를 실제로 이루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러고 보면 숙명 같아요. 중∙고등학교 때 꿈꿨던 에이전트 일을 거의 마흔이 다 되어 시작하게 됐으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해서 성공하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행복감도 있어요. 결국 선수들이 잘 돼야 저도 잘 되는 거니까요.

l 일본 VIP 클라이언트 담당 마케터로 근무하던 시절

“학창 시절 꿈을
실제로 이루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이렇게 정년까지 일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기자 일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학 졸업 후 온라인 스포츠 신문사에서 야구 담당 수습기자로 일했어요. 하지만 온라인 언론 매체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더라고요. 짧은 기자 생활을 접고 스물여덟 살 때 중학교 기간제 체육 교사 생활도 했어요. 그때 ‘아, 나는 평생 똑같은 일을 하면서 살지는 못하겠다.’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저는 틀 안에 얽매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매일 다양하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고 그걸 풀어가는 삶,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그러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호텔 그룹의 공채 공고를 보게 됐어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외국인을 상대하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어요. 대학교 때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일본 VIP 클라이언트들을 담당하는 마케팅 부서에 합격했어요. 굉장히 안정적인 직장이었죠.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었어요. 보수적인 체계를 갖춘 내부 조직 분위기가 부담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복지나 연봉 수준이 좋았으니까 그냥 회사 생활을 버텼어요. 9년 차가 되었을 때 인간적으로 좋아했던 클라이언트들이 파산하거나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고, 정말 이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들었던 것 같아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싶어
과감하게 에이전트의 길을 선택했죠.”

이제는 다른 가치를 쫓아보자, 내 스타일대로

내가 좋아하는 일, 나의 가치와 잘 맞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기회가 찾아왔어요. 2018년, 국내 프로야구에 공식적으로 첫 에이전트 자격증 제도가 생겼거든요.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갑자기 전직을 결심했고, 운 좋게 1회 시험에 합격했어요. 야구 업계의 어려운 점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내가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싶어 과감하게 에이전트의 길을 선택했죠. 10년 동안 괜찮은 직장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이제는 다른 가치를 쫓아보자. 박희진 스타일대로요.

 

안정적인 회사 잘 다니다가 전직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의아해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안 무섭다고 하면 거짓말일 텐데 사실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거든요. 안 됐을 때를 생각하고 결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안 돼도 죽기야 하겠냐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노력 없이 부딪혀보지 않고 핑계만 대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요. 내 노력으로 내 선택을 책임지면 되니까요.

l SSG랜더스 서진용, 박민호 선수와 함께

“ ‘저 사람은 적어도
수익만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 아냐.’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한 번 맺은 인연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게 제겐 더 중요해요

에이전트 일을 시작하고 선수와 첫 계약을 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그 시간을 버티기가 힘들었죠. 몇 년 전만 해도 업계 자체가 굉장히 불투명하고 제도화되기 전이라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에이전트’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거나 경계심을 드러냈거든요.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했고, 항상 진심을 다하다 보니 좋지 않은 시선을 자연스럽게 극복하게 된 것 같아요.

 

한 종목에서 오랫동안 프로로 남아있는 게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일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모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 번 인연을 맺은 선수와 얼마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설령 아프고 다치거나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했을 때도 “저 사람은 적어도 수익만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싶고요.

“내가 가진 장점으로
중간 이상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해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심인 것 같아요

저는 원하는 대로 사는 타입인 것 같아요. 물론 무턱대고 그런 건 아니고요. 적어도 내가 갖고 있는 기질이나 성향, 장점을 부각시켜서 중간 이상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해요. 선수들과의 접점이 많이 없으면 에이전트로서 첫 출발이 어렵거든요. 아무리 야구를 좋아했어도 업계의 룰이 있고 일하는 방식이 있는데, 실제로 접해보지도 않고 맨땅에 헤딩을 시작을 한 거예요.

 

야구 용품 업체든 구단이든 기자든 닥치는 대로 연락을 돌렸어요. 무작정 선수들을 찾아가서 말을 걸거나 명함을 내밀었던 적도 있었고요. 선수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나면 종이신문을 오리고 코팅해서 액자로 만들어 집에 보내기도 했어요. 요즘 신문은 하루만 지나도 찾는 게 은근히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아버님께서 열심히 키워주신 덕분에 성공한 야구 선수가 돼서 이렇게 지면에 나왔고,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 선수가 앞으로 잘될 수 있도록 옆에서 동반자 역할을 하겠습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편지도 써서 보냈고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비슷한 것 같아요. 식사도 자주 하고 커피 마시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렇게 서로 인간적인 신뢰를 쌓아가요. 진심이 통하면 자연스럽게 야구 이야기도 하게 되고요.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닌
내 기준으로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니까요.”

내가 원하는 인생을 결정하고 만들어 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양복을 입지 않고 일하는 삶을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수염도 기르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을 느껴요. 그리고 나 스스로를 컨트롤하면서 이 일을 해나가고 있거든요.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닌 내 기준으로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니까요. 에이전트로서 목표가 있다면, 일본 프로야구 리그에 한국 선수 한 명을 꼭 진출 시켜보고 싶어요. 반대로 일본 야구 선수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일도요.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후회의 정도를 낮추고 빨리 잊기 위해 다른 걸 한다든가 지금의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으려고 해요. 연봉 높고 이름난 기업에 다니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회사도 막상 그 안에 들어가 보면 힘든 점이 굉장히 많잖아요. 남에게 상처 주지 않고, 저도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면 크게 바랄 게 없어요. 그저 나만의 내공을 쌓아가면서 즐겁게 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인생을 이끌어가려면 무엇보다 단단한 중심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고 삶을 굳게 지켜낼 수 있도록,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인지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인격을 알아두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직업이 ‘일의 행복’과 깊이 관련을 맺기 때문이다. (…) 직업과 일의 성격상 자신의 본성과는 철저히 다른 인격으로 오랜 세월 동안 생활한다면 종국에는 본래의 자신을 잃을 수도 있다.”

실패도 성공도, 쌓이면 토대가 돼요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요리라는 재능을 찾을 수 있었어요.”

김봉경 요리사

한 발짝 내딛는 힘이 나를 나아가게 했어요

"실패 하나 더 추가된다고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김봉철 작가 및 건설현장 일용직 근무자

눈 앞의 삶을 마주하는 자세

“정직하게 내 노력으로 벌어보자. 내 위치에서 삶을 안정적으로 사는 게 행복인 것 같아요.”

김도경 택배기사

기사를 쓰는데 이렇게까지

“휠체어를 타고 바퀴를 굴리자마자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구나.’ 느꼈어요.”

남형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