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평생 찾지 못할 수도 있고요. 다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찾아낼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실패도 성공도 모두 자신을 지탱하는 토대라고 생각하는 요리사 김봉경 님처럼 말이죠.
김봉경 님이 찾은
마음성장의 세 가지 단서
• 무언가를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어요. 연기를 그만뒀을 당시에는 남들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했지만, 실패가 있었기에 오히려 요리라는 또 다른 길을 찾았어요.
• 어떤 경험이든 나를 지탱하는 토대가 될 수 있어요. 혼자 차린 첫 쿠킹 스튜디오가 잘되지는 않았지만, 그 시행착오를 통해서 저에게 맞는 요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 20대와 30대를 모두 지나 보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해졌어요.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요.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요리라는 재능을
찾을 수 있었어요.”
실패해봤기 때문에 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20대 때 연기에 도전했던 적이 있어요. 열심히 했지만, 무언가 불편한 옷을 입은 것만 같았어요. 연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결국 연기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가만있지 말고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서 일단 자격증을 준비했어요. 자격증 취득에 성공하면서 성취감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더 파고들게 되더라고요.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었고, 요리라는 재능을 찾았어요. 실패도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 아닐까요.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어요
연기를 그만뒀을 당시에는 남들보다 많이 뒤처졌다고 느껴졌어요. 친구들은 취업을 준비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내 나이에 이걸 시작해?’ ‘난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다가도 나중에 가서 ‘그때 도전할걸.’이라며 후회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지금 제 나이가 딱 마흔인데, 지금도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 경험이든 쌓이고 쌓이면 나의 토대가 돼요
요리를 시작한 뒤 혼자서 쿠킹 스튜디오를 차린 적이 있어요. 잘 풀리지는 않았지만, 그 경험은 헛되지 않더라고요. 겪었던 시행착오가 저에게 맞는 요리를 찾는 기반이 되기도 했고, 결국 배운 점을 토대로 ‘부어케’라는 쿠킹 스튜디오를 다시 차릴 수 있었거든요. 살아가면서 성공이 있다면 실패도 있잖아요. 어떤 경험이든 하나하나가 모여지면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할 때 나를 지탱하는 토대가 되는 것 같아요.
작은 도전도 자신의 길을 찾는 데에 도움이 돼요
샤워할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나?’ ‘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그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이거다.’ 싶은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내가 좋아하고, 설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작은 도전이라도 시도해야 해요. 그렇게 경험과 성취감을 얻다 보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어요.
“외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발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어요.”
외할머니의 손맛에서 나만의 분야를 찾았어요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땐 어떤 음식이든 잘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요리를 배우다 보니 요리 안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발효를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면 외할머니의 손맛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발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어릴 적 할머니가 고두밥을 찐 다음 방에 가져와 얇은 이불을 덮어두시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왜 이불을 왜 덮어두지?”라고 생각했어요.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야 할머니께서 쌀누룩을 만들어 쓰셨고, 발효 과정으로 음식에 깊은 맛을 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발효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죠.
기다리면 꼭 보답해주거든요.”
발효도 삶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해요
발효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꼭 필요해요. 처음에는 식재료의 맛과 향이 전부 따로따로 놀지만, 발효 시간을 거치면 고유한 맛과 향이 나타나요. 발효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죠. 기다리면 꼭 보답해주니까요. 삶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실패도 겪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각자의 인생의 다양한 맛과 색이 나타나잖아요.
힘든 요리를 계속하게 해 주는 찌릿한 순간들
요리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에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지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어요. 요리를 손님들에게 냈을 때 정말 맛있다고 느끼시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시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뭔가 정말 찌릿하면서 소름이 돋을 때가 있어요. 이런 매력 때문에 요리를 계속하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처럼,
제 아이가 좋아하는 일도 찾아주고 싶어요.”
20대와 30대를 지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20대를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하고 싶은 일들에 계속 도전했어요. 30대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정신없이 살았고요. 그 과정을 지나고 돌이켜보니 가정과 아이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져요. 저희 딸이 일곱 살인데,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요.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올 수가 없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처럼, 제 아이가 좋아하는 일도 찾아주고 싶어요. 책임감 있게 엄마로서의 일을 다하고 아이가 꿈꿀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어요.
김봉경 님의 ‘내 마음을 성장시켜 준 것들’
• 첫 요리책을 낸 순간
요리책을 읽을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요리책을 내야지.’ 다짐했어요. 실제로 책 작업을 해보니 레시피를 만들고, 촬영하고, 원고를 쓰는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완성된 책을 딱 받았을 때의 느낌은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자양분을 얻는 기분이었어요.
• 엄마의 응원 메시지
저희 엄마는 ‘그건 하면 안 돼.’ 같은 말을 하신 적이 없어요. 항상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시고, 힘들 때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덕분에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 요리 자격증
요리 자격증 도전은 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었어요. 도전한 시험에 연달아 합격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큰 도움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