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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산만한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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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알 필요 없는 것들에 무관심하자

굳이 알 필요 없는 것들에 무관심하자

모두가 실시간성에 집착할 때, 한 박자 늦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접속하느라 분주한 것 같지만 실은 게으른 것이요,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것 같지만 실은 단 한 발짝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나태다. 바쁨을 위한 바쁨일 뿐이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이다. 행복 천재들의 또 하나의 비밀 병기다.

playlife talk

마음만 먹으면 세상 모든 정보를 다 구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싶지만, 이런 발전이 꼭 우리의 행복에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꼭 알아야 된다고 온갖 정보들이 서로 아우성치고, 그것이 꼭 내 삶에 필요한지는 고민할 새도 없이 일단 쓸어담는 형국이랄까요. 그런 까닭에 우리는 정작 마음과 머리에 남는 것은 없이 항상 분주하다는 느낌만을 받고 있습니다. 기꺼이 한 박자 뒤처지겠다는 결심을 해야 합니다. 지금 내 피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에 저항하지 않으면, 우리는 늘 새로고침의 노예가 될 테니까요.

이토록 해롭기만 한 멀티태스킹

이토록 해롭기만 한 멀티태스킹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실제로 멀티태스킹 빈도수도 더 높다) 멀티태스킹이 인지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들이 학습과 성장에 집중해야 할 인생 단계에 있음을 감안하면 부정적 효과는 더 심각할지도 모른다. 새 기술을 학습하거나 머리를 싸매고 복잡한 개념을 파고 들어야 할 때는 오랫동안 방해받지 않는 연속적 집중이 꼭 필요하다. 오직 의도적이고 집중적인 실천만이 신경회로 강화로 이어지는데, 주의력이 분산되면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많은 회로가 점화되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강화되지 못한다. 멀티태스킹의 달인이 되는 것이 우월한 능력인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는 열등해지는 길이다(팀 하포드의 느리고 의도적인 ‘슬로우 모션 멀티태스킹’이나 쇠렌 키르케고르의 윤작을 실천하지 않는 한). 상시적 주의력 전환은 뇌에 두고두고 좋지 않은 타격을 입힌다. 진짜 깊은 일과 깊은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

playlife talk

인터넷 브라우저에 가득 켜진 탭들 사이를 이리 저리 오가다 보면, 정작 어느 페이지도 제대로 집중해 보지 못한다는 자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 뇌의 자원은 순간 순간 이 탭을 켜고 저 탭을 닫는 것처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멀티태스킹의 감각은, 아마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붙잡는 것 없이 전부 놓치고 있을 뿐입니다.

딴생각은 집중의 다른 형태

딴생각은 집중의 다른 형태

두 과학자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딴생각이 주의 집중의 정반대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이유로 딴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실제로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다. 네이선은 우리가 하나의 스포트라이트로 주의를 좁혀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일정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스포트라이트를 꺼도 “우리는 여전히 그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다른 사고방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할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주의력이 꼭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중요한 형태의 사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일 뿐”이다.

playlife talk

오롯이 한 군데 집중하지 못할 때, 우리는 생각이 길을 잃었다고 표현합니다. 목적지가 분명한 생각만이 가치있다고 느끼는 거죠.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딴생각은 그저 집중의 다른 형태일 뿐입니다. 집중은 한 가지 생각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지만, 그 스포트라이트가 꺼지면 그 주변에 있던 다른 생각들에도 빛이 들기 시작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낼 기회도 그 때 함께 발생합니다.

우리가 딴생각을 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딴생각을 해야 하는 이유

둘째,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네이선은 이렇게 말했다. “제 생각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때 (여유 공간이 주어지면) 뇌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게 유명한 사례를 알려주었다. 19세기의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씨름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숫자 하나하나에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나 버스 계단을 오르던 앙리 푸앵카레에게 섬광처럼 문제의 해답이 떠올랐다. 그는 초점의 스포트라이트를 끄고 정신이 배회하게 두었을 때에야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여 마침내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playlife talk

딴생각만 해도 우리의 뇌가 '알아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는 것이지요. 한 곳에 온전히 집중하고, 몰두하고,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래서 틀렸습니다. 정신이 기억의 조각들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도록 두는 시간도 필요한 거죠. 산책하면서 저절로 생각이 정리되거나, 샤워하다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열대우림의 선인장

열대우림의 선인장

“인간은 열대우림의 선인장입니다.” 라고 말했다. 건조기후에 살아가는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우리는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다.

playlife talk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열어 새로운 피드를 확인합니다. 출근길에는 모바일 게임을 하고요. 업무 중 떨어진 당은 탕후루가 해결해줍니다. 퇴근하니 지난 세일 때 쇼핑한 택배가 도착해 있네요.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오늘 저녁은 폭식해 버렸습니다. 간단한 반주도 곁들여야죠. 잠들기 전까지는 쇼츠 영상을 몰아보다 잠듭니다.

하루만 두고 봐도 우리의 일상은 도파민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쉽고 빠르게 쾌락을 채울 수 있죠. 문제는 과잉 공급입니다. 식물은 물이 꼭 필요하지만, 과습은 뿌리를 썩게 만들지요. 지금의 우리 모습이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이 당신의 삶을 단축시키는 이유

스마트폰이 당신의 삶을 단축시키는 이유

사람들은 텔레비전과 여타 매체들이 빚어내는 이런 현상을 종종 간과한다. 하지만 이 매체들은 더 의미있게 보낼 수도 있었을 시간을 빼앗아 기억 없는 지대를 만들어버린다. 좀 심하게 말하지만 우리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playlife talk

스스로 관심을 기울여 기억해 둔 순간들만이 삶이 됩니다. 그렇다면 멍하니 화면만을 바라보며 흘려보낸 시간들은 진정한 의미의 삶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해 봅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시간을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약간의 지루함에 익숙해지기

약간의 지루함에 익숙해지기

하릴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대신 몸을 움직이고 독서를 하며 글을 쓰고, 현실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일에 좀 더 시간을 써야 한다. 이렇게 생활의 리듬을 정비하고 과도한 정보를 차단하면서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상태에 자신을 놓아둬야 한다. 이것이 회피형 인간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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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만들어내는 도파민은 마약이 주는 중독 효과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점점 더 지루한 상태를 견디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생산적인 일에 쓸 수도 있었던 시간을, 스마트폰에 매일 조금씩 빼앗기고 있는 셈이지요.

중요한 일을 회피하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단호히 디지털 기기의 전원을 끌 때입니다. 쉽게 얻어지는 자극보다 심심하고 지루하지만 근본적인 기쁨을 주는 행위를 찾아내어 성취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 약간의 지루함에 익숙해질수록, 나의 생각과 마음은 삶에서 더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굳이 알 필요 없는 것들에 무관심하자

모두가 실시간성에 집착할 때, 한 박자 늦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끊임없이 접속하느라 분주한 것 같지만 실은 게으른 것이요,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것 같지만 실은 단 한 발짝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 나태다. 바쁨을 위한 바쁨일 뿐이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이다. 행복 천재들의 또 하나의 비밀 병기다.

playlife talk

마음만 먹으면 세상 모든 정보를 다 구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싶지만, 이런 발전이 꼭 우리의 행복에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꼭 알아야 된다고 온갖 정보들이 서로 아우성치고, 그것이 꼭 내 삶에 필요한지는 고민할 새도 없이 일단 쓸어담는 형국이랄까요. 그런 까닭에 우리는 정작 마음과 머리에 남는 것은 없이 항상 분주하다는 느낌만을 받고 있습니다. 기꺼이 한 박자 뒤처지겠다는 결심을 해야 합니다. 지금 내 피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에 저항하지 않으면, 우리는 늘 새로고침의 노예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