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지 못한 일은 에너지를 분산시킨다.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을 마치지 못한 팀장, 논문을 쓰지 못해 졸업이 연기된 대학원생, 계약금만 받고서 원고를 넘기지 못한 작가, 자녀 결혼 비용 준비를 못한 부부 등은 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주로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에너지를 막기도 하지만 종종 아주 간단한 일도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고장 난 드라이어의 코드 교체하기, 책상 서랍 손잡이 고치기, 구두 밑창 수선하기, 떨어진 잠옷 단추 달기, 드레스룸에 쌓인 옷 정리하기, 세무서에 전화 걸기, 실손보험 청구하기 등 일상에서 이뤄지는 작고 성가신 일들이 심리적 발목을 잡는다. 정말 사소하고 간단한 일들은 무시해도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무시하기에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런 일들을 해결하지 않는 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일을 끝내본 사람이라면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얼마나 홀가분해지는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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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일의 가장 고약한 점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에너지를 계속 소모한다는 겁니다. 끝내지 못한 일은 아무리 밀쳐두어도 마음 한 구석에 박혀서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홀가분함'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일의 결과에는 잠시 신경을 끄고, 이 모든 것이 끝난 뒤의 해방감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거죠. 이 일을 끝내기만 하면 내가 얼마나 홀가분해질지 상상하면, 자꾸 딴짓을 하고 싶은 마음, 슬쩍 나중으로 미루고 싶은 욕구를 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거는 단점이다, 빨리 빨리 행동해라, 이게 또 지나치면 생각 없이 계속 일을 벌이면서 힘들어지는 경우도 너무 많고요. 또 중요한 거는 만약에 이게 나한테 해당이 되는 사람이라고 쳐도 ‘그러니까 고민하지마 바로바로 행동해’는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는 사람이 많거든요. 사람이라는 게 머리 따로 마음 따로 행동 따로라서 머리로 아무리 작전을 짜도요, 감정적으로 우선 두려움이 극복이 안 되고요. 불안이 극복이 안 되고요. 행동으로 바로바로 안 돼요.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간과하는 게 바로 이런 자기계발서나 자기계발 SNS 콘텐츠의 문제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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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경험을 우리 모두 해 보았을 겁니다. 한 두 번은 의지를 짜내서 행동으로 옮긴다고 해도, 금세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가버리고 말죠. 그 끝은 자책과 좌절감으로 귀결되고요. '해야 한다'는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행동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왜 나는 이 감정을 극복하지 못할까 자책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생각은 감정을 조절할 수 없습니다. 불안해 하지 마, 명령한다고 감정이 사라질리 없지요. 그래 불안할 수 있어, 라고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해 주세요. 그래야 그 감정에 대처할 수도 있게 됩니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이 절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 행동은 확실히 실패를 보장한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어떤 상황을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데이트 신청을 망칠 것이라 생각하고, 운전해서 다리를 건너는 것이 너무 무섭다고 여기고, 어떤 색깔의 매니큐어를 사야할지 결정하지 못할 것 같고, 그래서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자신의 끔찍한 예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극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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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용어로는 '자기 실현적 예언'이라고도 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럴 거야, 라는 믿음에 맞춰 행동함으로써, 그 믿음이 현실이 되는 현상입니다. 예언은 예언인데, 내가 스스로 그 예언을 실현시키는 셈이지요.
새로운 시도를 피하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고정된 믿음을 벗어날 기회를 잃습니다. 믿음이 반박되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그 믿음은 또 다시 강화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앞장서 가능성을 닫아버립니다. 슬픈 일이지요. 마치 몸집이 충분히 커져도, 어릴 적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코끼리를 연상시킵니다. 때로 우리를 묶어두는 것은 족쇄가 아니라, 스스로 길들여진 마음입니다.
만성적인 망설임과 어떤 활동에 이르는 정상적인 경로의 차이는 만성적인 망설임에서는 행동에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망설이는 사람은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고 조사하고 말하는 상태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그런 준비가 아무 소용이 없는 이유는 결국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토론, 생각, 조사를 해도 그것이 꼭 행동을 결정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너무 많은 생각이 더 많은 생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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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조사하는 모든 일을 하면서도 정작 결정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계속 무언가는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회피의 한 형태라는 것을 잘 알아채지 못하죠. 중요한 차이는 진전이 있는가입니다.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면서, 정작 글 한 줄을 적지 못하는 것 같은 일 말이에요. 목표한 행동에 가까워지는 일이 아니라면, 미루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5분은 짧지만, 당신이 피하고 있는 한 가지를 시작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힘든 일을 하기 위한 노력의 80퍼센트는 항상 시작하는 데 있다. 저항은 일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것을 ‘생각’하는 데서 발생한다. 당신은 마음 속에 저항을 쌓아왔다. 저항은 의도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에너지를 다른 데로 돌려버린다. 5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지 마라. 그 생각을 지우고 일을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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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의 귀찮음이 가장 큽니다. 머릿속에서 이리 재고 또 저리 재는 동안, 그 일의 무게는 더 커지고 더 하기 싫어질 게 분명합니다. 그냥 시작하세요. 일단 5분만 해본다고 생각합시다. 5분이 지나도 하기 싫으면 어떡하냐고요? 그 문제는 일단 시작하고 나서 생각해도 충분합니다.
자신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부정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지 못한 채, 당신은 예전 기억과 상상에만 의존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 뇌가 항상 지나던 오래된 경로만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를 벗어나 성장하고자 한다면 회피를 회피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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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레짐작과 예상만으로 종종 자신을 울타리 안에 가두기도 합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두렵지만, 막상 만나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발표가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해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때로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그 일이 그렇게까지 견디기 힘든 일은 아님을 배우는 것입니다. 가장 나쁜 것은, 두려움을 회피하느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어떤 가능성을 가진 사람인지를 영영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체계적으로 분리하여 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목표만 떠올려도 불안이 동반된, 걱정이라는 형태의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시간을 분배하고 조정하는 데 매우 미숙하기 때문에 분명한 계획을 세웠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만성적인 걱정에 시달리는 마지막 이유는, 타인에게 ‘아니’라고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책임을 위임하거나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데 많은 심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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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1) 일을 체계적으로 분리하지 못하고 2) 시간 관리를 어려워하며 3) 거절을 두려워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걱정이 많고 불안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연습하면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드라마 딱 한 편만 더 보고, 아니면 SNS를 몇 분만 더 보고…… 이런 식으로 잠자는 것을 미루고 있다면 보복성 취침 미루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낮 동안에 중요한 욕구를 무시한 자기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긴 하루가 끝나면 내면에 있는 반항적인 자아는 다음 날 피곤하고 귀찮아질 것을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나’를 위한 시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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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에 딴짓이 이어져 자꾸 늦게 잠든다면, 불면증보다는 보복성 취침 미루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낮 시간 동안 꾹꾹 참았던 욕구들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잠자리에서 발동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본질적인 해소 방법이 아니지요. 다음 날 더 피곤해질 뿐입니다. 여가와 휴식을 일상의 우선순위로 재배치해야 합니다. 해야할 일들에 밀려 욕구를 미루지 말고, 틈틈이라도 자신을 돌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 좋은 수면입니다. 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해야 할 일은 없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습관적 미루기는 게으른 것도, 버릇이 나쁜 것도, 무능력하거나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실은 오히려 그 반대다. 할 일을 꾸물거리는 사람은 대개 양심적인 이들이다. 뭔가를 잘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가 극한에 이를 때까지 일을 최대한 미뤘다가 마지막 몇 시간이 남았을 때에야 안달복달하며 결과가 끔찍할 거라고, 난 정말 멍청하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이 일에 대해 생각하거나 또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온갖 것에 관심을 쏟느라 정신적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한다. 정신적·신체적·감정적 자원을 너무 많이 소비한 탓에 우리의 몸이 이런 부적응적 패턴을 알아차렸을 즈음에는 이미 번아웃에 이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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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요. 그런데 아무 것도 안 했는데도 지칠 수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미룰 때지요. 해야 한다는 생각이 줄곧 마음 한켠을 짓누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지는 거죠.
완벽주의자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대충 하질 못하니 시작부터 버겁지요. 어렵겠지만 대충이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하면서 수정해도 되니까요. 엉성한 결과물이라도 있으면 고치면서 나아갈 수 있지만, 아무 결과물도 없으면 수정할 수조차 없습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와 클라우스 베르텐브로흐(Klaus Wertenbroch)는 2002년 데드라인의 해로운 효과를 최소화 하는 법을 연구했는데요. 첫번째 그룹은 마감 기한을 정해주었고 두번 째 그룹은 7일에 한번 씩 세번 제출하도록 했지요. 마지막 그룹은 스스로 마감 기한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실험결과 최종마감기한 하나만 지정받은 집단은 마감엄수 여부와 결과의 질 모두 가장 나빴지요. 그리고 3단계에 거쳐 제출한 집단은 마감엄수와 결과가 모두 가장 좋았지만 노동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가장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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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은 일주일치 일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하게 합니다. 문제는 마감 전날 하룻밤 새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허송세월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일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 수습할 방법이 없습니다. 마감이라는 각성제가 꼭 필요하다면 더 작게, 여러 조각을 내어 봐야겠습니다.
끝내지 못한 일은 에너지를 분산시킨다.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을 마치지 못한 팀장, 논문을 쓰지 못해 졸업이 연기된 대학원생, 계약금만 받고서 원고를 넘기지 못한 작가, 자녀 결혼 비용 준비를 못한 부부 등은 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주로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에너지를 막기도 하지만 종종 아주 간단한 일도 우리를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고장 난 드라이어의 코드 교체하기, 책상 서랍 손잡이 고치기, 구두 밑창 수선하기, 떨어진 잠옷 단추 달기, 드레스룸에 쌓인 옷 정리하기, 세무서에 전화 걸기, 실손보험 청구하기 등 일상에서 이뤄지는 작고 성가신 일들이 심리적 발목을 잡는다. 정말 사소하고 간단한 일들은 무시해도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무시하기에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런 일들을 해결하지 않는 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일을 끝내본 사람이라면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얼마나 홀가분해지는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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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일의 가장 고약한 점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에너지를 계속 소모한다는 겁니다. 끝내지 못한 일은 아무리 밀쳐두어도 마음 한 구석에 박혀서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홀가분함'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일의 결과에는 잠시 신경을 끄고, 이 모든 것이 끝난 뒤의 해방감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거죠. 이 일을 끝내기만 하면 내가 얼마나 홀가분해질지 상상하면, 자꾸 딴짓을 하고 싶은 마음, 슬쩍 나중으로 미루고 싶은 욕구를 참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