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참가자 인터뷰
멋지지 않아도 괜찮은 일상
인터뷰이 | 오아오구
필사하는 고양이 오아오구입니다. 고양이와 손 글씨를 좋아하는, 두 마리 고양이의 집사예요!
포기는 금물
필사 루틴을 기록으로 이어가기
“시작은 했는데, 중간에 자꾸만 포기하게 돼요”. 이 한 줄이 꼭 나를 향한 말처럼 느껴졌어요. ‘이건 꼭 참여해 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바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한 필사는(조금 오바하자면) 이제 안 하면 손이 간지러울 정도로 습관이 되었어요. 그렇게 필사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 이야기(기록)도 써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새 다이어리를 준비했죠. 하지만 정성껏 써 내려간 건 고작 일주일, 아니 5일 정도였고 점점 쓰지 않게 되다가 결국 한 해를 거의 빈 다이어리로 보냈어요. 그래서 가장 기대했던 건, 기록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내고 싶다 그리고 나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내가 나를 모르고 있다는 마음에서 스스로를 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기대였어요!
워크숍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기록을 쉽게 시작해보세요”라는 리니 님의 말씀이요! 저는 기록이라는 게, 일단 누군가에게 보이는 글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래서 글의 흐름도 좋아야 하고, 무엇보다 너무 솔직한 내면의 속마음은 적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약간은 꼰대 같은 고정관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저에게 “기록을 쉽게 하라”는 말은 꽤 충격이었고, 기록이라는 행위를 훨씬 편안하고 나답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10일간의 셀프미션-TMI 일기 쓰기
너무 재밌었어요. TMI 일기라니. 남에게는 정말 아무 쓸모 없는 정보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은근히 소중한 장면들을 그냥 주절주절, 마음 가는 대로 써보니 부담 없이 기록하는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소소하고 사소한 것도 나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다는 걸 느꼈던 시간이었어요.
TMI 일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고양이’였어요. 일 끝나고 집에 오면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늘 제 시선 안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기록에도 자주 등장했던 것 같아요.
기록이 꼭 멋진 글이나
그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워크숍을 통해 알게 된 것들
제가 생각보다 수다쟁이라는 사실이요! 아무런 이벤트 없는 똑같은 하루라고 생각하면서 기록을 미루고 안 했는데, 소소한 행복이 참 많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어요. 워크숍을 통해 기록한 것들을 며칠 후 다시 찾아봤을 때, 따뜻한 추억들을 꺼내 보는 느낌이었어요. 막막하고 높게만 느껴지던 기록의 벽이 계단으로 바뀌었어요.
기록 루틴,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저처럼 기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한테 추천하고 싶어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해보긴 했는데 금방 끈기 없어지기도 하고, ‘기록은 뭔가 멋져야 하고, 페이지도 잔뜩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잖아요. 사실 그런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시작하기도 힘들고, 오래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내가 느낀 것들을 조금씩 적어 보면서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기록이 꼭 멋진 글이나 그림이 아니어도 괜찮다고요!
늘 보던 것도 듣던 것도 걷던 길도 기록하면 새삼 다르게 느껴져요. 오늘을 기록하면, 그 기억으로 더 성숙한 내일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록 습관을 스스로 만들어 가볼게요. 나를 위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