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위로의 미장센 : 내 삶을 영화로 써 본다면 [2월]

  • #기록
  • #영화
  • #위로
  • 신청기간 1/15~1/28
  • 참여기간 2/6~2/23
  • 모임일시 2/6 화요일 20:00
  • 참여방식 온라인 진행
  • 모집인원 50명
  • *이 워크숍은 무료로 진행됩니다.
 

워크숍 참가자 인터뷰

덮어둔 상자 속 이야기를 꺼내 다시 써보는 일

인터뷰이 | 마린
바다를 좋아하고 클래식을 좋아합니다.

“내가 정말

나의 부끄러움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워크숍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에 ‘당신이 삶의 슬픔과 역경, 부끄러움까지 사랑할 수 있도록, 스스로도 몰랐던 삶의 의미를 발견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이 있었어요. 이 한 장의 사진이 작은 용기가 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부끄러움까지 사랑할 수 있는 나를 발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영화적인 기술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본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당시 저는 조금 소진된 상태였어요.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이제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삶이라는 불확실성이 주는 무거움에 답답함을 느끼곤 했거든요.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잘 가고 있는 건지 고민이 많은데 몸은 지쳐서인지 이전과는 다르게 무기력해진 상태였어요.

“그때는 그게

최선의 결정이었어.

잘했어.”

영화감독이 된 것처럼 내 인생 한 장면을 바라보기

‘위로의 미장센’ 워크숍을 통해 나의 인생을 관찰하면서, 한 발자국 떨어져 나의 상황과 감정을 바라보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어요. 명상가들이 도로 위에 서서 지나가는 차를 가만히 바라보라고 하잖아요. 지나가는 생각들을 가만히 떨어져서 바라보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차분해진다고요. 미션을 하면서 그 말이 떠올랐어요. 내가 겪은 상황과 그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관계를 나의 기억과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생각의 여유를 키울 수 있었어요.

 

워크숍 미션으로 내 기억 속 장면을 트리트먼트로 썼던 걸 다시 보았어요. 조금은 더 단단해진 지금의 내가 과거의 불안했던 나를 영화감독처럼 바라보았죠. 그 상황에서는 보지 못했던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물어봤으면 어땠을까?  내가 이런 부분은 오해해버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한 무엇보다도 묵묵히 그 시기를 잘 견뎌낸 나에게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잘했다고’ 이야기 건네고 싶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각양각색으로 그려진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응원해.”

덮어둔 상자를 열어 기억을 마주하고 다시 해석해보기

워크숍 전체 과정 중 맨처음으로 했던 내 인생 색연표 만들기 활동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지난 시절의 경험과 그때의 생각, 감정을 컬러로 표현해보는 미션이었죠. 노란색으로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어린 ‘나’를, 그리고 회색으로 덮인 시간 속에서 힘들고 지쳐버린 ‘나’를 바라볼 수 있었어요.

 

영화처럼 스펙터클하진 않더라도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사건이 쌓여 있잖아요. 그중에는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는 일도 있지만, 영영 잊히지 않고 내 안에 상처로 남겨진 사건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 많은 사건을 다 접어 상자 안에 넣은 뒤 그 상자를 덮은 채 열어보지 않았어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 억지로 떠올려서 뭐하나 싶어서요. 그런데 이후에도 자꾸 그 사건들과 비슷한 일이 인생에서 반복되는 거예요. 그래서 상자를 열어 마주하기로 했습니다. 과거의 내가 겪은 일을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만들듯이 적다 보면 당시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었어요. 나의 기억을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며 그 시절의 나를 이해하고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