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참가자 인터뷰
가장 든든한 조력자는 나 자신이에요
인터뷰이 | 하루
미술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무사히, 잘 보내자는 마음으로 ‘하루’라는 닉네임을 종종 씁니다.
“내 감정도 잘 모르면서
타인에게 공감하는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 의식적으로
종사하는 직업의 특성이나 제 성격상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요. 그런데 최근 들어 정작 내 자신의 감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어요.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기분이 왜 드는지 헤아려보니 제가 계속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더라고요. 일이나 관계에서 의무감을 많이 느꼈고, 아무래도 내 감정보다는 타인의 감정과 욕구에 초점이 가 있는 편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거기까지 깨닫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내 감정에도 더욱 집중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던 나날이었어요. 이 워크숍을 발견했는데 제목 중 ‘자기와의 대화’라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이게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로 임하게 되었습니다. 내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제대로 공명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서 저에게 더욱 필요하게 느껴졌어요.
“슬픔을 외면하고
안녕하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어요.”
내 이름을 부르며 자유롭게 대화하기
워크숍 첫날에 줌으로 다 같이 모여 튜터 님의 안내에 따라 질문을 적고 대답해보는 시간이 기억에 남네요. ‘요즘 나는 안녕한가요?’라는 질문에 ‘질문하는 나’와 ‘대답하는 나’를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했는데요, 최근의 나는 꽤 안녕하다고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그 밑에는 깊은 슬픔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픔을 외면하고 안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애틋함을 느꼈어요. 슬픔을 피하기 위해서 안녕해야 했고, 그래서 ‘해야 하는 것들’로 나를 바쁘게 만들었구나 하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어요.
이후로 워크숍 진행 기간 동안 일기장에 매일 저의 이름을 부르며 꾸준히 자기대화일지를 적었어요. 이 미션이 저에게는 마치 허용 같았어요. 여기서만큼은 내 감정을 자유롭게 써도 된다는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인지 글을 쓰는 시간이 저에게 점차 든든한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워크숍에 참여하는 동안 저 자신에게 말 거는 일에 익숙해졌나 봐요. 일상에서도 종종 속으로 저의 이름을 부르면서 ‘지금 기분이 어떻지?’라고 질문하게 된 것도 저에게 좋은 변화예요. 내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쁘고 좋은지 조금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3주 활동 후 돌아보니
나 자신과의 관계가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자기와의 대화’
가장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워크숍 마지막 날에 다시 그림을 그려보았을 때가 생각나요. 첫날에 서로 다른 곳에 앉아 마주 보던 제 안의 두 모습이 마지막 날에는 같은 테이블에 앉아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으로 달라졌더라고요. 제가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변화를 확인하면서, 나 자신이 나에게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또한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나임이 더욱 와 닿았던 순간이었어요. 워크숍 기간이 끝났지만 앞으로 저와의 대화를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에요. 또한 그림으로도 종종 제 안의 두 사람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이 활동은 앞으로 다른 사람들과도 같이 해보며 나누고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 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분들은 이 워크숍을 통해 모두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