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기분이 들까요?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당면한 일들은 크게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게 있고, 없는 게 있죠. 그런데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중할수록 불안감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당장 내일 중요한 발표가 있는데, 발표 내용이 아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집중을 하면 불안이 높아지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판단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그 때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발표 내용에 집중해서 준비하는 것일 거예요. 발표는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퍼포먼스의 질이 달라질 테니까요.
수 님은 현재 생각의 상당부분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스키장에 가면 남자친구를 마주칠까봐, 주변사람들이 쌀쌀맞게 대할까봐’ 라는 걱정이 드는 건 너무나 이해가 됩니다. 누구나 수님의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모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전 남자친구와 또 주변사람들을 마주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그들이 어떤 태도로 대할지 현재 수 님은 그저 추측만 할 뿐입니다. 그 생각에 몰두해 있을수록 불안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1.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우선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계시기에 조심스럽게 솔루션을 드려봅니다. 치료를 병행하면서 할 수 있는만큼 시도 해보시기를 먼저 말씀 드려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관련하여 현재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써보세요. 그리고 나서 내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보세요. ‘전 남자친구를 마주칠지의 여부’ 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할지의 여부’는 명확히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공황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죠. 또 스노우보드 실력을 좀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고요. 단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여 생각의 비중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은 덜해질 거예요.
2. 불안의 공간에 새로운 의미 더하기
작년에는 스키장을 가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시도’가 아니라 ‘회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피를 할 경우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여전히 두려움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새로운 행동이 더해질 때 상황도 달라집니다. 현재 수 님에게 해당 스키장은 전 남자친구와 함께했던 공간으로서만 의미를 갖고 있어요. 스키장이 두려워지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예요.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아서 다른 의미를 가진 장소로 바꾸는 것입니다. ‘스키장 – 전 남자친구’ 라는 강한 연결고리를 끊는 작업인거죠.
무언가를 시도하기 직전이 가장 두려운 법이죠. 스키장을 더 많이 갈수록 불안감은 무뎌집니다. 주변 사람들 또한 한두 번 정도는 수님을 남자친구와 연관지어서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섯 번 볼 때쯤엔 당연히 달라질 겁니다. 열두 번쯤이면 수님도 어느새 관련된 기억이 옅어지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모든 것은 변하니까요. 무엇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망각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새로운 기억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새로운 기억을 만들 경험을 계속 만드세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처행동을 상상해보세요
우리의 불안은 막연한 생각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연하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라는 마음은 두려움을 증가시키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해결방안에 포커스를 맞추면 감정은 낮아집니다. 감정의 뇌에서 이성의 뇌로 옮겨가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내가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시뮬레이션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