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기분이 들까요?
1. 높은 대인민감성
현재 해피미니 님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줄곧 불편한 분위기를 느끼고 계십니다. 아마도 평소 다른 사람들의 말과 대화 내용, 또는 표정이나 말투, 행동을 섬세하게 살피는 편이기에 분위기 변화를 누구보다 일찍 감지하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대인민감성이 높다고 해석합니다.
상대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사소한 말이나 제스처에서 매번 부정적인 의미를 발견한다면 대인관계에서 점점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우리의 성격적인 특질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을 함께 품고 있으므로, 되도록 빛나는 면이 앞으로 올 수 있게끔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인민감성’이란?
타인의 언어적/비언어적 단서(sign)에 반응하는 정도. 대인민감성이 높으면 다른 이들에게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세심하게 읽어 내어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칠 경우 남의 눈치를 보느라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하게 됩니다.
2. 내부적 귀인
해피미니 님은 친구들과의 관계 양상이 변화된 현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추궁하고 계신 듯합니다. “내 탓이 아니라면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지”라며 문제의 원인을 오로지 자신에게만 돌리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향을 ‘내부적 귀인(Internal attribution)’이라고 합니다.
관계 변화에 있어 친구들의 책임이나 상황적인 요인은 없었을까요? 어쩌면 각자 바쁜 사정 때문에 다들 대화에 집중을 못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친했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다 같이 공유하는 관심사가 줄어들어 불꽃 튀는 열정을 나누기까지는 힘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본디 관계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인데, 해피미니 님 한 사람이 그 책임을 오롯이 짊어질 수는 없는 법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 있어서도 균형을 잘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부적 귀인’이란?
부정적인 사건이나 문제의 원인을 외부 요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경향. 부정적 경험에 대해 내부적 귀인을 하게 되면 자신을 자꾸 책망하게 되어 자존감에 상처를 입게 되고 우울의 늪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1. 근육 이완 연습하기
해피미니 님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지속해서 불편함이 느껴지고, “어디서 잘못했는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이처럼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셨다면, 친구들도 이를 은연중에 감지하고 해피미니 님을 대하기가 조금 어색하다든지 거리감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몸의 근육이 경직되어 굳어버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몸이 긴장하면 마음도 자연스레 움츠러들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몸의 긴장을 완화시키면 경직되고 불편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대인민감성이 높은 경우, 사람들과 함께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쉽습니다. 우리의 한정된 에너지 대부분이 사람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자신의 몸을 긴장시키는 데 쓰인다면 금방 피곤해져서 친구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즐기기가 더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평소에 근육의 이완을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어깨에 긴장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면, 일부러 어깨를 올리거나 웅크려서 잔뜩 긴장을 시켜보세요. 10초간 유지한 후 서서히 어깨의 힘을 풀어줍니다. 완전히 이완되었을 때의 느낌에 오롯이 머물러보세요. 그 느낌에 익숙해지고 나면,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깨에 긴장이 들어가는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연습 경험을 떠올리면서 어깨를 최대한 이완시켜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도록 해보세요. 자신감도 절로 뒤따라올 것입니다.
2. 자연스러운 욕구를 수용하기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무리에서 배제되었던 사람은 도태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사람은 살아남았습니다.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일수록 물리적 및 심리적으로 생존과 번영에 유리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지요.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욕구는 우리 안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습니다. 모두가 있는 단톡방에 나도 초대되어 속하고 싶고, 사람들 사이에 나만 모르는 비밀 얘기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존재합니다. 어쩌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혼밥’을 하게 될 때면 ‘나를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걱정하며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모두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보편적인 마음입니다. 관계에 대한 나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수용해 주세요.
타인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가 내게도 있다는 점을 수용하고 나면, 관계 욕구가 좌절되는 상황을 좀 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무리해서 타인에게 다가서거나 상대를 기쁘게 함으로써 관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할 수 있는데요. 매순간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하는 모습은 되려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고, 그러면 상대방은 묘한 부담감을 느끼며 멀어지려 할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관계 안에서 스스로를 희생시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주변에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만 남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종국에는 상처받기가 두려워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고 관계를 회피하게 될 수도 있지요.
우리는 모두 홀로 남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소위 ‘인싸’ 친구도, 인기 많은 연예인도 이 두려움으로부터 절대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관계에서 불안이 느껴질 땐,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혼자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떠올리세요. “나도 내 앞에 있는 저 사람도 외로운 존재다.”라고 속으로 되뇌어보세요. 그러면 남들과 인간관계를 비교하기보다는 우리 자신과 상대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 것입니다.
해피미니 님, 우리는 모두 타인과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나에게 이러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먼저 이해하지 않고서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고, ‘내’가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우리’라는 관계도 없습니다. 부디 현재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이 ‘자기(self)’가 확장되는 경험으로 이어지기를 멀리서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운슬링 요약 정리
1. 긴장을 풀어주는 근육 이완 연습하기
어깨를 올리거나 웅크려서 잔뜩 긴장을 시켜보세요. 10초간 유지한 후 서서히 어깨의 힘을 풀어줍니다. 완전히 이완되는 느낌에 집중하세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깨에 긴장이 들어가는 순간마다 연습했던 것처럼 어깨를 최대한 이완해보세요.
2. 관계에 대한 나의 욕구를 알아차리기
매순간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하는 모습은 되려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관계에서 불안이 느껴질 때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혼자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떠올리세요. “나도 내 앞에 있는 저 사람도 외로운 존재다”라고 되뇌이며 나와 상대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마음의 자세가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