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장한 사람은 나였어요 - 플레이라이프

이미준

카카오스타일 프로덕트 오너(PO)

가장 성장한 사람은 나였어요

카카오스타일 프로덕트 오너 이미준님의 마음성장 키워드

#도전 #성장 #나눔

자신이 터득한 업무 비결이 마치 업계 기밀인 것처럼 숨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같은 길을 뒤따르는 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도 있지요. 패션 플랫폼의 프로덕트 오너 이미준 님은 외부 활동을 통해 다양한 ‘랜선 후배’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누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더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지원하고 나서

우연히 다른 면접자에게서 ‘UX’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어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12년째 이커머스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 어떤 것을 먼저 만들고 왜 만들어야 하는지 정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서비스 기획자, 프로덕트 오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도그냥’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고요.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라는 책을 쓰기도 했어요.

 

UX라는 단어가 저를 이끌었어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는 몰랐지만, 기획자가 되고 싶었어요.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다가 웹사이트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포털 사이트에 지원했어요. 그 자리에서 다른 면접자에게서 ‘UX (User Experience, 유저 익스피리언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어요. 찾아보니 사람을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더라고요. ‘그래, 이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UX 기획팀이 있는 롯데 마케팅 부문에 인턴으로 지원했어요. 면접장에서 UX 기획팀으로 보내달라고 계속 말씀드렸고, 경력자들만 뽑는 직군에 이례적으로 발령이 났어요. 운이 좋았죠.

“배너 하나를 붙이는 것도
그냥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입사하고 나서 처음 알았어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기획자로 입사하면 자신감이 넘쳐서 모든 걸 바꿔버리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는 일마다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전자에 가까웠어요. 이유는 없었는데 자신만만했죠.
현실을 겪으니 마냥 쉽지 않더라고요. 입사하기 전 생각했던 ‘UX’는 멋있는 단어였어요. 사용자 조사를 하고, 사람들을 분석하는 것들만 상상했죠. 실제 현장에 가보니 그건 일부였어요. 오히려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이해하고 만들 수 있는 기획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배너 하나를 붙이는 것도 그냥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IT도 배워야 하고, 비즈니스도 알아야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고, 또 많이 참으면서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일하다 보면 편향된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글을 쓰는 과정에서 반성도 하고 성장도 했어요.”

중학교 때 지은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외부 활동을 할 때 ‘도그냥’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특별한 ‘부캐’는 아니고, 중학교 때 재미로 지은 아이디를 그대로 사용했어요. 제일 먼저 브런치라는 블로그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일의 방식과 실무의 모습에 대한 글이었고, 글이 쌓이다 보니 교육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서비스 기획자에 대한 강의를 만들었어요. 그 강의를 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책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 노하우가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개발자나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직무 노하우, 의사소통 방법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반면 기획 직무는 그런 노하우를 찾아보기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배운 지식을 정리해서 공유한다면, 누군가는 나보다 더 쉽게 일을 배우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공익적인 마음도 있는 거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외부 활동을 하면서 가장 성장한 사람은 항상 저였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거든요. 평소에 일하다 보면 화가 나거나 편향된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 누군가에게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반성도 하고 성장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또 더 당당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안팎 모두에서 기획자로 활동하는 것이니까요.

“이것이 정답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예시 차원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콘텐츠를 만들 때 지키는 두 가지 원칙이 있어요

제가 만드는 콘텐츠 때문에 누군가가 상처받지 않는 걸 중요시해요. 그래서 모든 사람의 입장차를 골고루 고민하려고 해요. 편협하게 나의 입장만 이야기하다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기획자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두 번째로 중요시하는 원칙은 제가 쓰는 글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이것이 정답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예시 차원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세상은 개인에게 관심이 없거든요

“회사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 문제가 되지 않느냐?”, “본업은 제쳐두고 딴짓만 한다고 오해받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사실 시작하기 전에 고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상은 의외로 개인한테 관심이 없고, 사람들이 알 정도로 활동이 유명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내가 어떤 활동과 잘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기도 전에 들킬까를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강압적인 규칙을 정해놓고 자신을 힘들게 만들면
그 일을 좋아할 수 없어요.”

다양한 일을 하는 자신을 좋아해보세요

외부 활동은 다양해요. 글을 쓰는 게 좋은 분도 있고, 영상을 찍는 게 좋은 분도 있을 거예요. 무엇이 좋다고 따라 하기보다는, 해보고 싶은 걸 조금씩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게 맞는지는 해보기 전에 알 수가 없잖아요. 그중 재미를 느끼는 활동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일을 하는 자신을 좋아해야 해요. ‘나는 수요일마다 글을 쓰겠어.’와 같은 강압적인 규칙을 정해놓고 자신을 힘들게 만들면 그 일을 좋아할 수 없어요. 하루는 글을 쓰고 하루는 쓰지 않아도 좋으니 그 글을 만들어내는 자신을 좋아해야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뭔가 배워서 전파할 수 있는,
배워서 남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근거도 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게 아닐지 돌아봐요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일을 성공시켰을 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왜 이 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려 해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다면 ‘저 사람이 날 싫어하나 봐’, ‘저 사람이 뭐라고 하나 봐’라는 생각에 근거가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봐요. 정작 그 사람은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자기를 괴롭히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배워서 남 주는 사람이 목표입니다

동료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같이 무엇을 하자고 했을 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직업인이 아닌 ‘인간 이미준’ 으로서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기도 해요. 그냥 멋있어 보이기 위해 일하거나 누군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계속 배워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 배워서 남 주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랜선 후배’님들에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무언가 해야지!’ 마음먹는다면 금세 지치기 마련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일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차곡차곡 쌓다 보면, 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끌리는 것, 좋아하는 것, 마음 가는 것

“반면 사이드 프로젝트는 ‘온전한 내 몫의 성취’라는 점에서, 나를 새롭게 발견하게 해줍니다.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는 것도, 매주 뉴스레터를 만들어 발송하는 것도, 회사 밖에서 모임을 만드는 것도 다 ‘성취’예요. 끌리는 것, 좋아하는 것, 마음 가는 것들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니까요. 그렇게 회사 밖에서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기는 거죠. ‘나다움’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