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설재우님의 마음성장 키워드
#커뮤니티 #함께 #변화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이 말을 진심으로 믿고,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촌을 누구보다 아끼는 작가 설재우 님은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서촌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헤매고 방황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서촌에 살며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서촌이라는 지역에 살면서 로컬 잡지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상인들과 함께 지역을 활성화하는 일도 하고 있고, 작은 오락실도 운영하고 있죠. 사람들과 함께 아프리카의 나미비아라는 국가를 여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설반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두 지역인 서촌과 아프리카에서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저의 모습을 대변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해 왔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자신을 잘 몰랐기 때문에 많이 고민한 것이었죠. 고등학교 때는 디자인을 배웠고, 대학생 시절에는 연극을 전공했어요. 광고 회사와 신문사를 다니기도 했고요. 헤매고 방황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그동안 살던 지역 바깥을 벗어나 본 적 없어서 그런지, 서촌을 제일 좋아했어요.
좋아하는 것을 자기만 알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걸 나누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저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널리 알리려고 했었던 노력이 지금 활동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함께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았어요.”
밥을 함께 먹고 싶어서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서밥모’는 10년 전에 시작한 커뮤니티입니다. 서촌에서 혼자 식사하다가 문득 지역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단순한 계기에서 시작한 모임이 지금은 400명 규모로 늘었고, 서로 무엇을 먹었는지 이야기하거나 자기 취향의 가게를 소개하는 등 지역 정보 교류의 장이 되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의 교류가 따뜻한 소비의 경험으로 이어지고, 이 지역에서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결되는 사례를 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어요.
함께 하면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더라고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지역 상권 침체가 큰 문제라고 생각했고, 해결을 위해 혼자서 다양한 노력을 했어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보니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훨씬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입체적인 접근을 중요시하는 편인데, 함께할 때 더욱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번은 커뮤니티 회원이 동네 식당에 들렀다가 환경미화원분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고,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거든요. ‘이런 식당은 돈쭐이 나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사람들과 함께 그 식당을 이용하고 격려해 주는 이벤트로 이어졌어요. 사장님도 처음엔 당황하셨지만 기뻐하셨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함께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은 것 같아요.
“오락실은 돈이 없어도
누구나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에요.”
추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돕기로 결심했어요
어릴 적 자주 다니던 오락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내 기억, 추억이 사라지는 건가?’ 싶더라고요. 이대로 사라지게 놔두기보다는 살아남게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했고, 사람들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으로 오락실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분명히 장사가 잘 안되던 오락실이었는데 복원 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찾아와 주시는 모습을 보았어요. 이 공간이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일종의 문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금은 서울의 다양한 곳에서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일 장소도 필요해요
흔히 ‘모임’이라고 하면 성인들만을 떠올리지만, 아이들도 모일 장소가 필요하잖아요. 더 나아가서 그들이 자란 뒤에도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모일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동네 어린이들이 오락실에 놀러 오면 제 어린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뿌듯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지역을 보면 대부분 카페, 맛집, 공방만 들어서 있어요. 반면 오락실은 돈이 없어도 누구나 들어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에요. 불특정 다수가 모일 수 있는 공공 공간이 공원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오락실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내가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취향에 맞는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걸 추천해요.”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잖아요
사실 커뮤니티를 참여하고 말고는 개인 성향이 커요. 커뮤니티를 꼭 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내가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거나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하고 싶다면 취향에 잘 맞는 커뮤니티를 찾아서 참여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고, 함께하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거든요. 함께 멀리 가면 더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제가 시작했던 시기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교류 플랫폼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잘 활용하시면 커뮤니티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대처하는 게 중요해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배를 이끌고 항해하는 것과 비슷해요. 배를 이끌기 위해서는 먼저 바람을 잘 이해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폭풍이나 파도가 밀려올 때 잘 대처해야 하잖아요. 좋은 커뮤니티장의 능력 또한 같다고 생각해요. 바다에 파도와 바람이 있다면 커뮤니티에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그런 에너지의 방향을 거스르지 않고 잘 운영하기 위해서 사람들 간 성향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고, 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더라도 충돌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았던 30년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살았던 10년이
더 많이 깨닫고 경험한 시간이었어요.”
커뮤니티에 쓰는 시간은 아깝지 않아요
저를 한 줄로 표현한다면 ‘사람들과 지역에서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살았던 30년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산 10년이 더 많이 깨닫고 경험한 시간이었어요.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강해졌고요. 만약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이만큼 가질 수 있었을까 싶어요. 커뮤니티 활동에는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게 아깝지 않고요.
커뮤니티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터무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의 무늬를 순 우리말로 터무니라 하는데요.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만들어 갈 때 그 지역만의 고유한 무늬가 만들어진다고 봐요. 제가 좋아하는 지역을 다함께, 오랫동안 아끼고 가꾸며 살아가면서 ‘터무니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입니다.
혼자보다는 함께 이룰 때, 변화는 더 크고 오래 지속됩니다. ‘우리’를 통해 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나 자신이 될 지도 모릅니다.
나를 발견하게 해 주는 ‘우리’
‘우리’는 (혼자일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저마다의 숨겨진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단어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한다. 나누고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나누는 것이 치유인 이유는 내가 존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