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로북스> 기획자 고은지님의 마음성장 키워드
#계획 #회고 #변화
새해마다 우리는 새로운 자신이 되겠다 다짐하지만, 연말엔 이루지 못한 계획을 후회하곤 하지요. 올해에는 정말 달라지고 싶다면,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많은 이들에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고은지 님은, 좋은 계획에는 반드시 회고가 따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내는 이 곳에 있을 때
내가 가장 나답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나답다는 생각이 드는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성장을 파는 서점 <오키로북스>에서 기획자로 일을 하고 있어요. 본명인 고은지보다 ‘은지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려요. 이전에는 IT 계열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2년 정도 일했고요.
캐나다에서 9년 정도 유학 생활을 했고, 잠깐 쉰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들어왔어요. 머물던 중 우연히 독립출판물을 만들게 되었고, 계속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에 <오키로북스>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가다 보니 일손이 필요한 곳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행사가 있을 때 직원처럼 일을 돕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유튜브 채널까지 맡아서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오키로북스>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문득 그곳에 있을 때 내가 가장 나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사람들하고도 잘 맞아서 자연스럽게 <오키로북스>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계획을 세우기 전에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더 나아가고 싶다면 계획과 회고는 필수예요
원래 기록이나 계획을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매년 12월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계획하고 있어요. 회고나 계획을 안 한다고 해서 삶을 살아가는 것에 지장이 있지는 않지만, 그냥 살아지는 대로만 살면 제자리에 머물게 되는 것 같아요.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회고와 계획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내가 욕망하는 계획을 세워야 하더라고요
여러 해 계획을 세우며 깨달은 점은 ‘내가 욕망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는 거예요. 어떤 해에는 운동하기를 새해 계획으로 세운 적이 있어요. 운동을 하고 싶지 않은데도 다들 새해가 되면 운동하기를 쓰니까 남들을 따라 세운 목표였거든요. 제가 원하는 목표가 아니었으니 할 때마다 괴롭고, 지속하기가 어려웠어요. 괜히 좌절하게 되고 성취감도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반면에 독서와 공부는 제가 간절히 원했던 목표였다 보니 실천에 어려움이 없었어요. 성공했을 때 성취감도 훨씬 컸고요. 본격적인 계획이랑 회고를 하기 전에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잘해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나의 실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없어요.”
회고는 실패를 돌아보며 배우는 과정이에요
한 해를 회고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고 없이 새해 계획만 세웠을 때는 내가 무슨 실수를 했고,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워요. 반면에 회고하면 무엇을 실패했는지, 무슨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지 알 수 있기에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할 수가 있어요.
예전에 독서하기라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데, 너무 모호하다 보니 매일 독서하려고 마음먹어도 아침에는 ‘저녁에 해야지.’ 저녁에는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내일 해야지.’ 이런 식으로 미루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실패했을까를 돌아보니 정확한 시간과 양을 정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음부터 매일 20분만 독서를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더니 성공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내가 왜 실패했는지, 이게 나한테 왜 안 맞았는지 회고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회고를 편하게 해 줘요
회고는 나의 실패와 실수를 계속해서 마주하는 과정이에요. 불편할 수밖에 없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게 당연해요. 그렇기에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늘 잘해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나의 실수를 다시 되돌아볼 수 없거든요. ‘실수하면 어때. 다음 계획에 보완해서 새롭게 잘하면 돼!’라는 마음가짐을 갖추고 나니 회고하는 일이 조금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관계보다
일을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어려움을 늘 혼자 안고 가려고 했어요.”
돌아보니 제게는 관계가 중요했어요
올해 회고를 하면서 제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적다 보니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 대부분이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어려움 때문이었어요. 회고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몰랐을 거예요.
사실 예전에는 일에 굉장히 매몰되어 지냈어요. 그래서 관계보다는 일을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일에서 오는 어려움을 늘 혼자 안고 가려고 했죠. 그런데 올해는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과의 대화로 그런 어려움을 풀려고 노력했어요. 그러고 나니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안정감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일이 아닌 나 자신으로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일이 곧 나다.’라는 식으로 업무와 나의 정체성을 분리하지 않고 살았어요. 일이 잘 풀리면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일이 잘 안되면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일의 성과에 따라서 제 자존감이 계속 왔다 갔다 한 거죠. 이제는 일에서 ‘고은지’라는 사람을 조금 떼어놓고 싶어요.
내가 나로도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요새 좀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예전에 했던 유튜브 채널을 다시 해본다든지, 뭔가 하고 싶은 게 많아서 하나씩 정리를 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지 않는 일도
버텨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좋아하는 일도 힘든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키로북스>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좋아하지 않는 일로 돈을 버는 것만큼 힘들더라고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니만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들고요. 예전에는 좋아하는 일만 하는 미래를 꿈꿨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지 않는 일도 버텨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요.
휴식할 땐 주로 카페에 가요. 집에 있으면 집안일도 보이고, 계속 남겨둔 일들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카페에서는 책을 읽는다거나 멍을 때리고, 끄적끄적 일기를 쓰기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요.
사실 예전에는 행복을 거의 일에서만 느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사소한 일에서도 행복을 느끼려고 노력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셨을 때처럼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고, 그런 행복을 더 많이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건 실천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제대로 마주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원하는 것에 솔직해지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도 받아들일 용기를 내는 것. 내가 원치 않는 나도 껴안을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내가 원하는 나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것이 ‘회고’의 진정한 목적일 것입니다.
새해의 결심 : 나를 돌보기
얼마 전에 했던 북토크에서 새해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가장 큰 적은 나고, 가장 큰 지지자도 나고, 나를 죽이는 것도 나고, 나를 살리는 것도 나라서 나를 잘 돌봐야겠다고, 나를 잘 돌보면 나머지는 저절로 굴러가게 되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