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래블 매니저 최현호, 최진우님의 마음성장 키워드
#실패 #용기 #행복
실패는 왜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요? 누구나 한 번쯤 실패를 경험하며 살아가지만, 그때마다 밀려오는 죄책감은 두렵기만 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하던 최현호, 최진우 님은 친구들에게 ‘용기’를 선물하기 위해 실패를 허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조금은 서투르고 부족한 내 모습을 통해 누군가 용기와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행복해지기 위해 용기를 냈고,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행복의 방법을 고민하다가 일단 떠나보기로 했어요
현호: 둘 다 광고홍보학을 전공했고, 소셜커머스 회사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했어요. 면접을 보러 갔는데 웬 체크무늬 정장을 입은 사람이 있었거든요. ‘이런 사람이 경쟁자라면 붙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출근했더니 옆자리에 그 사람이 앉아 있더라고요. 그게 진우님이었죠.
진우: 처음에는 다 같이 아이디어도 나누고 재미있게 일했는데, 업무량이 많아지다 보니 어느 순간 팀 분위기가 축 처지더라고요. 몰래 아침을 차려놓기도 하고, 한강에서 복고풍 회식도 해봤지만 노력해도 그때뿐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예전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대부분 “다 그만두고 여행이나 한번 가고 싶다.” 하는 거예요.
현호: 말은 그렇게 해도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간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아무도 용기를 못 내고 있을 때 진우님이 진짜 가더라고요. “내가 먼저 가볼게요.” 하더니 여자친구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났어요.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고,
정답이 하나가 아니더라고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생각의 틀이 넓고 단단해진 것 같아요
진우: 서른 살에 퇴사했어요. 전세금을 빼서 세계여행을 간다고 하니 오히려 주변에서 더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놓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여행에 대한 희망이 더 커서 큰 고민 없이 떠났던 것 같아요. 1년 가까이 25개국 58개 도시를 다니면서 추억이 많은데, 멕시코 현지인 친구가 해줬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멕시코 사람들은 월급날이 되면 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가족들과 맛있는 거 사 먹고 일주일이면 월급을 다 쓴다는 거예요. ‘아,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살아가는 방식이 정말 다양하고 여러 가지 해답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복에 전염된 덕분에 새로운 도전이 어렵지 않았어요
현호: 입사 동기였던 진우님이 거의 빈털터리가 되는 동안 저는 마케팅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승승장구했어요. 그런데 진우님이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 오늘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봤는지 저한테 페이스북으로 계속 편지를 써줬거든요.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던 때였는데, 너무 부러운 거예요. 중간에 한번 포르투갈에 만나러 간 적도 있어요. “나는 내가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왜 저 사람이 더 행복해 보이지? 진우님이 돌아오면 같이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진짜 행복한 사람이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 진우님이 저에게 전해줬던 그 느낌이 감명 깊었고 빨리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에 새로운 도전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어요
현호: 보통 ‘여행’하면 멀리 떠나는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2박 3일을 위해 몇 달을 참고 버티는 게 안타까웠어요. 마치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 같달까. 그냥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어쩌면 더 소중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조금 벌더라도 일하는 자체가 행복하면 좋겠다. 둘이서 같이 재미있게 본 일본 드라마가 있는데 주인공이 핫도그를 팔아서 부자가 되는 내용이거든요. 야심 차게 푸드트럭까지 샀는데 딱 하루 장사해 보고 접었어요.
진우: 실패라고 하기도 우스울 정도예요. 이건 우리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바로 느꼈거든요. 그럼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그때부터 깊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어요. 제가 여행만큼 옷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세계여행을 하면서 배낭에 담을 수 있는 옷이 참 한정적이구나 느꼈는데, 여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옷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로 한번 시작해 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어요.
한번은 부산에 살고 있던 친구가 서울로 여행을 왔는데, 저희 동네 식당이나 카페를 보고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나는 지금 친구의 여행지에 살고 있는 거잖아요. 여행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그때 알았어요. ‘여행은 ‘시선’이구나. 낯설다는 감정을 느낄 때 여행이라 생각하는구나.’ 그래서 익숙한 공간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일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꿔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공식을 찾지만,
사실은 각자의 해답이 다 다른 거예요.”
부족한 우리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현호: 힘들었던 순간이 왜 없겠어요. 원래 의류업을 하던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까 초창기에는 동대문에 원단을 사러 가서 혼도 많이 났어요. ‘분또’라는 원단이 있는데 처음 보는 용어라 원단 가게 사장님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모르면 가라. 다 알고 와도 성공하는 애들이 10%밖에 안 되는데 이런 자세로 오면 성공률이 0.1%다.”라고 혼을 내더라고요. 참고로 그 사장님, 지금은 키트래블의 주요 거래처예요. 그렇게 욕을 먹고도 주눅들지 않고 계속하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그 힘든 순간들이 지금을 유지하고 있는 씨앗과 거름이 된 것 같아요. 지금 힘든 일도 언젠가 우리에게 단단한 거름이 될 거라 생각하고 넘기고 있어요.
진우: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룩북도 직접 찍거든요. “이렇게도 할 수 있다. 모자란 우리도 하고 있는데, 너희들이 왜 못하겠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요. 조금 부족한 우리가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첫 번째 방법인 거 같고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데 집중했어요
현호: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의 일상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드리고 있어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봤는데, 카피라이터 출신이라 글을 재미있게 쓸 줄 알고 우리 이야기를 소설처럼 풀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팬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공식을 찾지만, 사실은 각자 갖고 있는 해답이 다 다른 거예요. 저희가 찾은 해답은 ‘우리다움’이고요. 그래서 밖에서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실패를 통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실패를 허용하는 중이에요.”
일단 한 번 실패해 보는 게 필요해요
현호: 누구나 한 번에, 단기간에 멋지게 해내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잘하려고 하기보다 성실하게 하다 보면 잘 되어 있을 때가 많거든요.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사고가 났을 때 성장하더라고요. 그 실패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같은 뻔한 말들 있잖아요. 그 뻔한 말을 머리로 아는 것보다 꾸준히 실천하는 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혹시 실패할까 봐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면, 일단 한번 실패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아마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기로 작정하는 게 더 힘들걸요?
진우: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한번 해보자. 해 봐야 알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데 진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실패를 허용하는 중이에요. 실패를 통해 또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거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힘듦의 강도가 줄었어요
현호: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선택한 일이라 그런지 덜 힘든 것 같아요. 힘들다는 감정보다는 하나씩 부딪히면서 몰랐던 걸 배워가는 성취감이 훨씬 더 크게 와닿거든요. 물론 선택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건 분명해요.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게 생기기도 하고,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까요.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어요. 지금은 결과물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으니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거죠. 대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진우: 회사 규모나 수입이 아직 그렇게 넉넉한 수준은 아니에요. 먹고사는 데 큰 불편함이 없도록 회사를 유지하는 게 올해 목표인데, 잘하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고객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가능성이 바늘구멍에서 단춧구멍 정도로 조금씩 커지고 있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행복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은 각자 달라요
진우: 저는 고민이 많을 때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요. 일단 유튜브에서 제가 좋아하는 축구 영상이나 옷에 관련된 콘텐츠를 찾아봐요. 그러다 가만히 멈춰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해요. 그때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왜 이렇게 대답하지 못했을까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음 스텝으로 가기 위해 내 마음과 생각을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거죠.
현호: 저는 반대로 사람들을 만나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고민이 있을 때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잖아요.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한테는 큰 문제가 저 사람한테는 아무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더라고요. 어려운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걸 보면서 그런 긍정적인 태도를 배우려고 하는 거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에게 배운 걸 나에게 적용해 보기도 하고요.
일상을 여행처럼 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현호: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 친한 친구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거든요. 장례식장이 전라도 광주였는데 하필 제가 그 해 연차를 다 쓴 거예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갈 수가 없는 게 아이러니했어요. 내 인생인데 왜 내가 하고 싶은 걸 과감하게 하지 못할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순간도 몇 년 뒤에는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잖아요. 일상의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꼈어요. ‘매시간을 여행이라 생각하고 살면 좋지 않을까?’가 저희의 모토고, 인생 자체를 여행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결국 행복이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이 제일 행복하고요.
진우: 저 역시 지금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10년 뒤에는 산꼭대기에 1호점 매장을 내는 게 꿈이에요. 매장에 오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실현 가능하지 않아도, 실패해도 괜찮아요. 늘 그렇듯 하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정한 틀에 맞춰 살아가는 것도 내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삶도 선택하기 나름이니까요. 어느 쪽이든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집중해 보는 건 어때요. 충분히 모험을 즐겨도 괜찮습니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길이 여러 갈래로 열려 있으니까요.
기꺼이 실패하려는 의지에 대하여
“전 창의성이 그저 무언가를 할 용기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단지 그것뿐이에요. 스스로에게 무언가 해보는 것을 허락하는 마음, ‘왜 안 되겠어’하는 생각, ‘실패해도 괜찮아. 별 거 아냐’라고 말해주는 자세. 이것이 창의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유일한 차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