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마음을 성장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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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자기도 자기를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일기를 써보니 몰랐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나에 대해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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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지 않고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도리는 없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오직 나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가 되는 기록이 바로 일기니까요. 시간을 들여 쌓은 기록은 가장 정직하고 강력한 거울이 되어줄 것입니다.
자신은 굉장히 바쁜 것 같은데,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던 적은 없었는가? 그리고 지금 하는 걸 멈추면 일을 끝낼 수 없을 것 같아 막무가내로 앞만 보며 내달린 적은 없는가? 이와 같은 방식은 생전 처음 미로에 갇힌 쥐가 당황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운이 좋으면 출구를 찾는 것과 같다. 물론 출구를 찾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쥐는 결국에는 녹초가 되어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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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공통의 고질병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너무 바빴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어'라는 이름의 병이지요. 바쁘지 않으면 한 게 없는 것 같고, 쉬고 있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미로에 갇혔는데 뛰어다니기만 해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갖는 겁니다. 2차원의 미로에서 벗어나, 3차원의 시야에서 조망할 시간 말입니다. 앞만 보며 내달릴 때는 사방이 벽이겠지만, 공중으로 떠올라 전체를 바라보면 이내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최단 거리로, 즉 낭비 없이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오늘날의 가치관에는 의문이 생긴다. 적어도 시간에 여유가 있는 젊은 시절에는 낭비도 좀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러시아의 소설가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독파해도 좋고, 연극에 열중해도 좋고,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따라해보아도 좋겠다. 그렇게 얼핏 쓸데없어 보이는 행동들이 결국 인생의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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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로 직행하는 최단 거리를 설정하고, 그 길만을 따라 질주할 때 마주하게 될 두 가지 치명적인 오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설정한 종착지가 사실은 내가 원하던 것과 달랐을 때 오히려 더 큰 좌절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회할 만한 경로를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길을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둘째는 우리의 삶은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경로를 이탈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에 시간을 낭비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효율적인 최단 거리로만 달릴 때는 볼 수 없던, 예측할 수 없어서 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여줄 것입니다.
내 강연 중 하나에서 나는 연필을 꺼내 들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 연필을 부러뜨렸다. 그것이 삶이 우리에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관계가 때때로 그렇고, 삶의 상황이 그러하기도 하고, 실패도 그렇다. 그것들은 우리를 무너뜨리고, 우리를 부러뜨린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실수 때문에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벌을 가하고, 그래서 내면에서 부러진다. 그런 다음 나는 연필깎이를 꺼내, 부러진 연필의 나머지 절반을 깎기 시작했다. 부러졌다고 끝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는 실수를 했다. 그렇다, 우리의 약한 순간을 겪었다. 그렇다, 우리의 마음과 삶에서 미끄러졌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일어나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살아 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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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 실패를 겪지 않았더라면... 삶에 시련이 닥쳤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부러진 연필을 바라보며 그것이 다시 붙길 기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우리는 그 이전으로 시간을 돌릴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이 순간 중요한 것은 오직 부러진 연필을 다시 깎는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드라마 딱 한 편만 더 보고, 아니면 SNS를 몇 분만 더 보고…… 이런 식으로 잠자는 것을 미루고 있다면 보복성 취침 미루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낮 동안에 중요한 욕구를 무시한 자기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긴 하루가 끝나면 내면에 있는 반항적인 자아는 다음 날 피곤하고 귀찮아질 것을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나’를 위한 시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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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에 딴짓이 이어져 자꾸 늦게 잠든다면, 불면증보다는 보복성 취침 미루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낮 시간 동안 꾹꾹 참았던 욕구들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잠자리에서 발동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본질적인 해소 방법이 아니지요. 다음 날 더 피곤해질 뿐입니다. 여가와 휴식을 일상의 우선순위로 재배치해야 합니다. 해야할 일들에 밀려 욕구를 미루지 말고, 틈틈이라도 자신을 돌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 좋은 수면입니다. 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해야 할 일은 없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습관적 미루기는 게으른 것도, 버릇이 나쁜 것도, 무능력하거나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실은 오히려 그 반대다. 할 일을 꾸물거리는 사람은 대개 양심적인 이들이다. 뭔가를 잘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가 극한에 이를 때까지 일을 최대한 미뤘다가 마지막 몇 시간이 남았을 때에야 안달복달하며 결과가 끔찍할 거라고, 난 정말 멍청하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이 일에 대해 생각하거나 또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온갖 것에 관심을 쏟느라 정신적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한다. 정신적·신체적·감정적 자원을 너무 많이 소비한 탓에 우리의 몸이 이런 부적응적 패턴을 알아차렸을 즈음에는 이미 번아웃에 이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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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요. 그런데 아무 것도 안 했는데도 지칠 수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미룰 때지요. 해야 한다는 생각이 줄곧 마음 한켠을 짓누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지는 거죠.
완벽주의자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대충 하질 못하니 시작부터 버겁지요. 어렵겠지만 대충이라도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하면서 수정해도 되니까요. 엉성한 결과물이라도 있으면 고치면서 나아갈 수 있지만, 아무 결과물도 없으면 수정할 수조차 없습니다.
남을 쉽게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기반성은 또 엄청 열심히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건 좋지만 지나친 자기비판은 삼가는 것이 좋아요.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되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객관화한 자신을 조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과도한 자기비판은 ‘자기 태만’의 한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어요. 자신을 비판함으로써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찾는 거죠. 이럴 때는 자신과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어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거죠. 그리고 쓰다듬어주세요. 내가, 나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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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사람일수록 스스로에게서 고칠 거리를 찾아내는 버릇이 들어 있지요.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이니,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나는 쓸모 없어, 또 이런 실수를 했네, 이 정도도 못 해내다니 가치가 없어. 이런 채찍질을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온당한 비판에도 더 방어적이 됩니다. 옳은 선택을 하기가 더 힘들어지죠. 스스로를 관리한다고 믿는 행동이, 실은 스스로를 방치하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습관적인 자기비판보다, 습관을 거스르는 자기연민이 더 도움이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엮이지 않을수록 자신의 문제를 더 들여다보기 쉬워지니까요.
감정에 스위치가 있다면 고민할 때마다 스위치를 꺼버리면 좋겠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럴 때는 발생과 통제를 나눠서 생각해보자. 지금 일어난 감정은 어쩔 수 없다. 이보다 일단 발생한 감정을 잘 조정하고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감정이라는 큰 파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방파제 세우기’라고 부른다. 고민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 마음의 해안가에 방파제를 세우는 것이다. 그래야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커다란 감정의 파도가 고민의 터전을 쓸어가버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려면 내 행동을 통제하고, 감정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패턴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감정을 경험하면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감정과 뒤섞인 생각들이 내 의식을 통과하게 한다. 그러면 마치 필터에 걸러지는 것처럼 감정과 생각이 어느 정도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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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는 감정 자체가 더 큰 불안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불안해 하지 마, 라고 자신에게 강요해봤자 더 불안해지는 것처럼요. 첫번째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뒤이은 불안은 불필요하고 실체 없는 감정입니다.
이럴 때는 발생과 통제를 나누어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미 발생한 것, 어쩔 수 없는 감정은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에 더 집중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지금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인지 정확히 알고, 스스로의 자동적인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죠. 의식이라는 필터를 통해 감정에 거리를 두고 바라봅니다. 그러면 감정이 더 큰 파도로 몰아치지 않고, 2차 3차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감정을 걸러낼 수 있게 됩니다. 방파제의 역할이 그러한 것처럼요.
그는 매일 하루의 좋았던 순간을 숫자로 기록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어제는 좋은 감정이 일곱 번이었고 나쁜 감정은 세 번이었다는 식으로. 숫자로 기록하면 정확해지고, 순간순간의 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재밌는 건 대다수의 날이 좋은 날이 더 많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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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막연한 것을 명료하게 만듭니다. 감정에 대한 기록도 마찬가지죠. 그저 그런 하루, 심지어는 절망스러운 하루로 기억될 어떤 날도, 막상 기록을 해 보면 다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데 지쳤다면, 속는 셈 치고 좋았던 순간을 하나씩 기록해 보세요. 신기하게도 대체로 좋은 날이 더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될 겁니다.
하릴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대신 몸을 움직이고 독서를 하며 글을 쓰고, 현실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일에 좀 더 시간을 써야 한다. 이렇게 생활의 리듬을 정비하고 과도한 정보를 차단하면서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상태에 자신을 놓아둬야 한다. 이것이 회피형 인간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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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만들어내는 도파민은 마약이 주는 중독 효과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점점 더 지루한 상태를 견디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생산적인 일에 쓸 수도 있었던 시간을, 스마트폰에 매일 조금씩 빼앗기고 있는 셈이지요.
중요한 일을 회피하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단호히 디지털 기기의 전원을 끌 때입니다. 쉽게 얻어지는 자극보다 심심하고 지루하지만 근본적인 기쁨을 주는 행위를 찾아내어 성취해야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 약간의 지루함에 익숙해질수록, 나의 생각과 마음은 삶에서 더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도 자기를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일기를 써보니 몰랐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나에 대해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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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지 않고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도리는 없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오직 나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가 되는 기록이 바로 일기니까요. 시간을 들여 쌓은 기록은 가장 정직하고 강력한 거울이 되어줄 것입니다.